늙은 새는 날아간다

전쟁이 났다
사람들이 국경을 지나간다
탱크는 길을 파고 비행기는 길을 막는다

가을이다
맑은 빛 나뭇잎은 전쟁이 난 마을 속으로 떨어진다

아이들은 태어나
두 손과 발로 땅을 기며 웃고
아이들의 머리 위로 발을 감춘 늙은 새는 날아간다

늙은 새는 어디에서 왔는가,
거대한 촛불을 켠 사제의 뱃속에서 왔는가?

전쟁이 나고 사람들은 제 목을 자르며 차가운 땅 속으로 들어가고
늙은 새는 날아간다

© HUH Su Kyung
Audio production: 2005, M.Mechner / Literaturwerkstatt Berlin